인생 첫 양날 면도기로 면도 스킬을 익혀갔다.
베이거나 핏물이 올라오면 불쾌하긴 했지만,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면도날이 저렴하다는 점이 양날 면도기를 계속 쓰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이던 기간에는 외출 시 마스크를 쓰는 터라 한동안 면도를 하지 않았다.
여태 살면서 수염을 가장 길게 길러본 시기였다.
머리도 같이 길러서 일터에 구경 온 손님들과 직장 동료들은 나를 Korean Jesus라고 놀리기도 했다.
일자리를 사무직으로 옮기니 다시 깔끔한 면도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새 양날 면도기를 샀다.
King C. Gillette Razor
기존에 쓰던 면도기와 면도 자체의 성능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새로 산 면도기만의 문제점이 있었다.
면도하고 나면 셰이빙 크림이 자꾸 면도기 틈새에 쌓여서, 매번 긁어내야 했다.
면도날을 이용해 긁어내다 보면 면도기 표면의 칠이나 코팅이 벗겨져서 희멀건 내부 재료가 점점 드러났다.
무엇보다 면도기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 그랬는지 청결 유지가 안 돼서 얼굴에는 트러블이 항상 났다.
면도가 귀찮았다. 이틀 아니 사흘, 나흘 동안 면도를 안 하고 출근한 적도 있었다.
사장님이나 직장동료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지만, 어느 날 퇴근 후 거울 속 지저분하게 난 수염을 보고 있자니 회의감이 들었다.
'면도가 더 즐거워지는 방법은 없을까?'
